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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울시/종로구) 맛집정보_이곳에 오면 불판위의 고기가 주연이요, 와인은 분위기를 맞춰주는 조연일 뿐이다

jane gemma 2008. 3. 31. 20:53
바에서 한줌 고기쌈을 싸다 <정포>

editor 김현명 writer 이하나 photographer 이미연

바(BAR)는 모름지기 고고하게 ‘우아떨며’ 와인이나 홀짝거리는 곳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지글지글 불판에 고기를 구워 먹고 있다. 이곳에 오면 불판위의 고기가 주연이요, 와인은 분위기를 맞춰주는 조연일 뿐이다.

바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다고? 기존 고기집의 틀을 제대로 깼다. 젊은 기운이 넘치는 대학로의 한 골목에 자리한 얌전한 모양새의 안동한우숯불구이요리점 ‘정포’가 그곳.

숯불구이집이라 해서 시끌벅적한 분위기, 기름때 낀 테이블에 연기가 눈이 맵도록 올라오는 투박한 고기집을 상상했다면 생각을 달리해야 할 것.

코스대로 모시는 고급 한정식집이라면 믿을까 고기집이라는 타이틀에는 어울리지 않는 단정한 외관부터가 남다르다. 자동유리문이 열리면 소나무로 짠 원목 바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거기에 황동으로 만든 환풍구로 세련됨을 더했다. 은은하게 비추는 간접조명이 고즈넉한 분위기까지 연출하니 칼질하는 고급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다.

‘솥 정(鼎)’에 ‘배부를 포(?)’자를 써서 ‘솥에 밥을 해서 여럿이 나누어 배가 부르게 먹는다.’ 는 이름에서부터 훈훈한 인정이 느껴진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한 끼 식사를 하더라도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멋들어지게 즐기자는 것이 주인장의 생각이다. 주머니 가벼운 대학생들의 아지트인 대학로에서 갈비살 1인분에 2만5000원이면 조금 비싼 게 아니냐는 질문에 고기부터 훌러덩 뒤집어 내보인다.

정포에서 들여오는 고기에 대한 기준은 엄격하다 못해 단호하다. 일반 한우집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1등급이 아닌 10마리 중 1마리 나올까 말까한 1등급++의 안동 한우만을 취급하기 때문이다. 중간 마진 없이 직송으로 공수해 오기 때문에 오히려 저렴한 편이고 고기의 질을 보면 충분히 인정할 만한 가격이다.

정포만의 독특한 풍경하나. 여느 고기집과는 달리 테이블위에 파란 소주병보다 빨간 와인잔이 대부분이다. 와인은 스테이크뿐만 아니라 불판위에 올려먹는 갈비살과도 궁합이 잘 맞아 의외로 찾는 손님들이 많다. 주인장은 조금이라도 더 갈비 맛과 어울리는 와인을 찾기 위해 직접 시음해가며 와인리스트도 바꾸기를 수차례. 현재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 5개국의 레드와인을 각각 1종씩 두고 있다.

RESTAURANT INFO.
●02-766-7385 10:30~02:00 ●갈비살 2만5000원, 등심 2만5000원, 생갈비살 1만3000원, 양념갈비살 1만3000원, 육회 2만원, 된장찌개 5000원, 와인 3만~8만원, 안동소주 1만5000원 ●유료주차(30분에 1500원) ●혜화역 4번 출구로 나와 베스킨라빈스와 하겐다즈 매장 사이 골목으로 30m 직진, 좌측 새마을금고 골목

Taste
1++등급의 한우는 일반 1등급보다 더욱 붉은 선홍색을 띠며 마블링이 잘 되어 있어 맛이 더욱 고소하고 부드럽다. 국산 참숯에 구워 육즙이 그대로 살아있는 정포의 갈비살을 분말녹차와 구운 소금을 섞어 만든 녹염에 찍어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일반 소금보다 짠 맛이 덜 해 고기 본연의 맛을 더욱 살려준다고. 여기에 드라이한 레드와인을 곁들이면 더욱 금상첨화. 정포의 또 다른 별미는 된장찌개. 일반 된장찌개에 들어가는 두부, 무는 찾아 볼 수 없다. 안동에서 구해온 2년 묵은 된장에 배추우거지로만 가득한 안동식 된장찌개다. 육회 또한 남다른데 미나리, 무 등을 채를 썰어 함께 버무린 샐러드 개념의 육회를 선보인다. 배대신 무를 넣는 것도 특이하다.  

Mood and Interior
모던한 외관이 시선을 한번 사로잡고 젠 스타일의 내부가 다시 시선을 잡아끈다. 일제 시대에 지어진 건물이다 보니 그 느낌을 살리고자 대들보하나까지 그대로 남겨두고 군더더기 없는 젠 스타일로 마감했다. 원목 바에서 고기를 먹을 때는 삼발이를 이용하는 것이 이곳의 특징.

원목 바 상판에 일본에서 공수해온 재를 깔고 그 위에 삼발이를 곳곳에 놓았다. 삼발이 위에 구운 숯불을 놓고 석쇠를 올려 고기를 구워먹는데 그 모양새만으로도 멋스럽다. 바를 중심으로 양 옆에는 묵직한 느낌의 원목테이블이 놓여있다.

식사시에 놋그릇과 놋수저가 함께 나오는데 테이블의 숯불 놓는 곳의 덮개도 놋으로 만드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한쪽 벽면은 중국 시인 이백의 글씨와 그림을 실사처리하고 간접조명을 사용해 은은한 맛을 더했다. 계산대를 대신한 앤티크 스타일의 가구, 일본에서 공수해온 짚으로 만든 방석, 나무 메뉴판 등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Service
정포는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씨가 절로 묻어난다. 여름이 다가오면 삼발이 대신 숯을 안에 넣어 사용하는, 일본에서 구입한 도기화로를 내어와 숯불에서 올라오는 열기를 가려 줄 예정이라고. 바에 놓인 삼발이가 이동이 가능해 일행끼리 오순도순 고기를 구워먹는데 편리하게 해준다.

고기와 잘 어울리는 드라이한 와인이 대부분이지만 와인선택에 망설임이 생긴다면 도움을 청하자. 인상 좋은 직원들이 나에게 맞는 와인을 추천해 준다. 가끔씩 하우스와인을 서비스로 내기도 한다니 운이 좋다면 질 좋은 고기에 입맛 돋우는 하우스 와인 한잔 곁들일 수 있을 듯.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는 점심메뉴를 제공해 식사만도 가능하다.

Friday Event
정포에서 프라이데이 독자 3명에게 5만원(갈비살이나 등심 2인분 가격) 상당의 식사권을 드립니다. 독자엽서에 응모권을 붙여 4월 18일까지 신청하면 됩니다. 당첨자는 243호(4월 27일 발행)에 발표합니다.

출처 : 서울시/종로구) 맛집정보_이곳에 오면 불판위의 고기가 주연이요, 와인은 분위기를 맞춰주는 조연일 뿐이다
글쓴이 : 예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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